박헌수 시니어노조 초대위원장 “50세 이상 노동자의 권익 대변”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정년퇴직을 하니 어떻습니까. 국민연금이 수입의 전부고 갈 데조차 없습니다. 자식은 우리를 모시기 어렵다고 하고 국가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당사자인 우리가 ‘인생 2막’을 노동운동으로 바꿔봅시다.”
박헌수 한국노총 전국시니어노동조합 초대위원장(64·사진)은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이같이 말하고, “다음달에 광역시·도 본부를 설치해 1년 내에 1만명 이상 조합원을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50세 이상 노동자를 가입 대상으로 하는 시니어노조는 지난 5월 노조 신고증을 교부받은 후 두 달여 만에 500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까지는 별다른 조직화 활동이 없었는데도 자발적으로 전화를 걸어와 가입한 분이 많았다”면서 “80% 이상이 경비원들인데 대부분 법에 보장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으며, ‘조합원증을 해줄 수 없느냐’고 묻는 등 절실히 소속감을 원하는 것을 보고 꼭 필요한 노조를 설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니어노조는 이날 “국가의 고령화 정책은 극히 불안하며 장·노년층 생활 안정을 위한 사회안전망은 미약한 수준임에도 시니어 세대를 대변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조직이 없다”며 “장수가 축복 아닌 재앙으로 닥쳐오는 현실에 낙심하고 있는 시니어 노동자의 경제·사회·정치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 권익을 대변하기 위한 노조”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65세 이상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지난해 600만명을 넘었는데도 당사자들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정책적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노조 내에 전문가들이 참여한 정책위원회를 구성해 장·노년층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정치적·사회적 활동을 통해 관철시켜내겠다”고 말했다. 시니어노조는 기초연금 등 시니어 세대 사회보장제도의 개선과 대안을 제시하고, 장·노년층의 특화된 일자리 개발·알선 활동 등을 하기로 했다. 또 조합원들이 그간 쌓아온 경력과 지식을 활용한 재능 기부를 통해 대중적 지지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글 | 박철응·사진 | 김영민 기자 h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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