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의 길

고독한 노인의 방

낡은 방에 홀로 앉아

시간은 서서히 흘러가고

추억의 사진들이 벽을 채우네

한복판에 놓인 오래된 의자

그 위엔 먼지 하나 틀린 흔적도 없이

매일 같은 풍경, 매일 같은 고독

창문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언제부턴가 멀어져 가고

마음도 텅 빈 곳에 가만히 존재

지난 날의 대화 소리가 자꾸만 들려와

그립고 행복한 그때의 기억들이

노인의 눈가에 스미다

이젠 노인은 어떤 꿈도 꾸지 않는다

다만 시간만이 지나가고

고독한 노인은 기다린다

어쩌면 창문 너머로 비치는 햇살이

마지막으로 노인에게 선물하는

따뜻한 손길이 될지 모른다